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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CODE NAME 패러독스(Parad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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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갸름한 얼굴형에 높고 직선적인 이목구비, 쌍꺼풀 없는 눈매까지 제법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두꺼운 안경이

얼굴의 반을 덮고 있는 탓에 묘하게 차분하고 흐린 인상을 준다. 물론 S급 각성자가 시력이 나쁠 리는 만무하고 누구랑 눈을 마주치는 게 부끄러워서 쓰는 액세서리라나 뭐라나…덕분에 빛을 반사하는 깐깐한 안경만

기억에 남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퇴근 전까진 대부분 누가 봐도 사회생활용인 미소를 띠고 있다.

고랭크 각성자 특유의 큰 체구를 제외하면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해도 별 위화감이 없을 정도.

65485210 뭐긴요,

그쪽이 낼 이번 달 과태룝니다.

한도준    Han Dojun

 세종길드 ◆ 길드마스터

 36세 | 남 | 191cm | 83kg

PSYCHIC

질서정립

사용반경 내의 법칙을 재정립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질서정립'이라는 정식 명칭보다는 '말하는대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사용자가 반경 내의 중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면 이능이 간섭하는 범위 내의 중력이 강화되는 식.

언뜻 전지전능한 힘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간섭하기 이전 해당 법칙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이해 수준에 따라 법칙을 재정립할 수 있는 범위와 정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경을 벗어나는 범위 내의 일엔 적용이 불가하다.

[- 미공개 데이터입니다 -]

열람 불가한 정보입니다.

생일
결혼여부
취미
각성나이

성격

#찌든_직장인 #사회생활 #성실한 #존재감_흐린 #평범한_이웃

퀭한 안색의 사내가 어스름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 통유리를 보며 중얼거린다. 옘병....

 

지하철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과로에 찌든 직장인이다. 평범과 조금 동떨어진 부분은 그가 S급 각성자라는 것과 몬스터도 아닌 서류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일까. 고작 서류뭉치가 무려 '규격 외'로 분류되는 각성자를 이 꼴로 만들 정도면 어떤 업무량에 시달리며 사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따라서 사회생활용인 얄팍한 친절을 빼면 묘하게 뻔뻔하고 맥없고 시니컬한 태도만을 한도준의 성품이라고 정리하는 건 그의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도 재벌집 막내아들이었으면 옆집 걔처럼 상큼하고 발랄하게 못했겠냐고 뻔뻔한 말을 늘어놓는 한도준의 책상 위에 헛소리할 시간은 있냐는 듯 [B급 각성 수감자 탈옥건]이란 소름 끼치는 타이틀의 서류가 놓인다. 어디서 겨우 잡은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만우절입니까? 아뇨, 4월 10일입니다.

아무튼 한도준의 불행은 각성자들의 자유와 행복이 곧 그의 일감이 된다는 데에서 시작됐다. 각성자들은 게이트도 아닌 곳에서 건물을 부쉈고,

숨을 쉴 때마다 사고를 쳤고, 고수익자인 주제에 세금도 더럽게 떼먹었다. 그가 마스터 자리를 떠맡은 세종 길드는 일반인들의 안전하고

평온한 일상을 위해, 또 각성자들이 사회에 무리 없이 화합되기 위해 힘센 진상들을 어르고 달래고 나아가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이 불행한 일개미는 예견된 과로에 투덜거릴지언정 원칙에 초지일관하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체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떼어놓고 봐도 성실했다.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한 일엔 책임을 다했고, 자신이 수호하는 규칙이나 원칙이 결과적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존재함을 이해한다. 규칙 앞에 단호함을 내세워야 함을 알지만, 규칙 뒤의 이야기를 외면할 만큼 모질진 않았다. 내세울 수 있을 만큼 다정하지도, 사려 깊지도, 하다못해 비범함과도 거리가 멀지언정 그럭저럭 괜찮은 이웃 정도는 된다는 의미였다. 졸업했으니 찾아오지 말라하는 선생님마냥 타성에 젖은 인간처럼 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사람을 두루두루 아끼는-물론 그렇게 티가 나진 않는다.-박애주의 성향에 가깝다. 

[- 미공개 데이터입니다 -]

열람 불가한 정보입니다.

기타

1. 사내평판

살가운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친근하다. 워낙 옆자리에 하나씩 있을 것 같은 인상인지라 어쩌다 한 번씩 마주치는 비각성자 직원들은  점심은 먹었냐,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일하기 싫지 않냐, 어느 부서에서 일하시냐 편하게 말을 붙이기 일쑤다. 본인도 굳이 나서서 정정하지 않는다.

은근히 척진 상대 없이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 대외적인 평판

일반인들과 각성자 사이에서 평이 꽤 갈린다.

다른 S급 각성자들과 달리 대중에겐 신기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하다. 그의 능력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드물어서 어쩌다 한 번씩

그에 대한 주제가 커뮤니티에 오를 때면 '던전게이트 나오지 말라고 하면 되는데 왜 안 막음 ㅡㅡ' 'S랭크도 관리국 산하길드 소속이라서 준 거품인 듯'

같은 댓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옛날엔 관리국에서도 첫 국가 소속 S랭크 각성자라는 타이틀을 중심으로 홍보를 기획 했었지만, 브이로그인데 24시간 한자리에 앉아서 사무실만 비춘다던가('정지화면 아님!'이란 자막이 붙어있었다) 각성자 일자리 박람회에서 세종 길드의 입사만 권유한다든가 하는 등의 선 넘는 노잼 컨텐츠로 대차게

망했다. 너무 크게 망하니 오히려 캐릭터화되어 일부에서 매니악한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인지도와 유능함은 무관하다고 거의 2세대 각성자로 분류되는 베테랑인 만큼 사무 일과 현장 모두 처리가 빠르고 깔끔하다는 평이다.

물론, 이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세종 외의 각성자의 경우 수사 내지는 거대한 세금과 함께 연을 맺는 것이 보통이기에 기피 대상이다.

3. 가족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지만 부모님이랑 동생은 한도준이 10살 때 휘말렸던 게이트에서 죽고 혼자 남았다. 안전을 위해 국가 시설에 의탁해 성장했으나 친척이 없는 건 아니다.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주 연락하는 것도 아닌 적당한 거리감의 관계. 가끔 명절에나 스팸 세트를 사서 방문하고

결혼은 언제 하냐고 잔소리를 듣거나 백수인 사촌 형의 취업을 청탁받곤 한다.

4. 각성

일찍이 능력을 각성하고 국가기관에서 성장한 만큼 그의 성장 과정이나 과거사에 대해선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 접할 수 있다.

한도준은 26년 전 적지 않은 수의 사상자를 냈던 대형 게이트의 생존자다.

각성자 협회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벌어진 불운한 사고. 지금처럼 게이트를 예측하거나 대비하는 기술이 자리 잡지 못했고, 긴급 상황에서 호출할 각성자를 선정하고 대응하는 방식에도 허점이 있었다고. 하지만 어딘가엔 건조한 반성으로만 남은 흔해빠진 불운이 덮쳐오던 순간을 한도준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게 그날 하늘이 뒤집혔으니까, 비유 같은 게 아니라 정말로 그랬다.

쿵, 거대한 굉음이 울리더니 땅이 흔들렸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비명과 거의 동시에 저와 동생을 끌어안은 부모님의 품에서 겨우 고개를 들었을 때 하늘은 이미 완전히 뒤집혀있었다. 듬성듬성 전원이 나간 조명이 붙어있던 마트 천장은 온데간데없고 새빨간 하늘에 어둑한 구름이 흘렀다. 진열대 위로 잔뜩 쌓아뒀던 물건들이 바닥을 나뒹굴고 빛이 들지 않는 통로로 몬스터의 눈동자가 희미한 빛을 냈다. 아빠는 쉼 없이 괜찮다는 말을 중얼거렸지만 그게 거짓말이라는건 10살 먹은 어린애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손을 떨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운이 나쁜 것 치곤 운이 좋았다. 게이트가 형성되는 순간에 휘말렸지만 다들 어디 다친 데 없이 멀쩡했고, 운 좋게도 바로 몬스터와 마주치지도 않았다. 심지어 곧 다른 생존자들과도 만났다. 생존자의 수는 생각보다 많았고, 심지어 각성자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마침 장소가 장소니만큼 식량도 식수도 충분했다.

사람들은 빠르게 침착을 찾았다. 이대로 잘 버티기만 하면 구조대가 올 거라며 서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낙천적으로 보였던 상황이 바뀐 건 그대로 일주일이 흘렀을 때였다. 구조대가 이렇게 늦을 수 있나요? 누가 그렇게 운을 띄웠고 사람들은 게이트 입구를 찾아 이동하길 주장하는 이와 좀 더 기다려보자는 이들로 나뉘었다. 지난한 설전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 게이트에서 각성자의 의견은 절대적이었고 개중 가장 높은 랭크를 가지고 있던 각성자가 이동하자는 쪽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의 시도는 실패했다. 몬스터도 아닌 사람이, 그것도 함께 힘내보자며 어깨를 두드리던 상대가 등에 칼을 꽂을 거라고 누군들 예상했을까. 사람들 사이에 섞여 이동하도록 분위기를 선동한 무법자는 다른 각성자들이 몬스터를 상대해 지친 틈을 노려 살해했고 한바탕 벌어진 소란에 몰려든 몬스터가 목격자들을 없애도록 관망했다. 한도준은 그렇게 가족들을 잃었다.

다음 순간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같은 결말을 맞았을 것이다. 

[- 미공개 데이터입니다 -] 아이는 각성한 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까진 알지 못했지만, 본능처럼 입을 열었고 눈앞의 괴물이 사라지기를 소망했다. 그의 이능력은 그것만으로도 몬스터를 찢어발기고 공간에서 배제했다. S랭크의 질서정립, 전천후의 힘이 처음으로 발현하던 순간이었다.

5. 성장과정

군대와 각성자들로 구성된 구조대가 도착한 건 상황이 끝난 이후였다. 생존자들은 그들이 본 것에 관해 이야기했고 홀로 게이트를 빠져나갔던 무법자는 무사히 검거되었다.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등급 검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최초 S랭크 각성자임이 확실시된 한도준은 관리국 측에 인도되었다.

나라의 경사라며 전국이 떠들썩했다는데 정작 당사자는 몰랐다. 한도준은 축제 분위기와 동떨어져 조용하게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관리국과 임시 보호자를 맡아주었던 구조대 책임자의 배려였다. 

당시 책임자는 지금 세종에서 함께 일하는 부 마스터 ‘유수정’의 부친이었다. 그는 임시 보호 기간이 끝난 뒤로도 꾸준히 한도준을 찾아왔다.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위로였지만 충분하고도 남았다. 유수정과는 자연스레 남매처럼 자랐고 여전히 그의 부친을 아버지처럼 따른다. 요즘엔 아버지가 유수정이 나온 기사를 몰래 스크랩하는 일을 돕고 있다. 늘 지금처럼 정정하시라고 주기적으로 홍삼 선물 세트를 보내곤 한다.

그래도 한도준은 제가 꽤 운이 좋은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게이트에서 벌어진 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지만 망설임 없이 도움을 준 좋은 사람들이 많았잖는가, 그들의 호의는 다정해지는 법을 가르쳤다. 한도준은 자신이 가족을 잃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여럿의 친절한 부모들 아래 함께 길러진 것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 미공개 데이터입니다 -]

열람 불가한 정보입니다.

6. 세종

어릴 때부터 길드 건물을 견학시키거나 세종의 2대 마스터를 스승으로 붙여주는 등 주위에서부터 당연히 세종 길드로 들어갈 것이라는(제발 그래 달라는) 무언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본인도 이 사실에 유감이 없었고 각성자가 벌인 사고로 가족을 잃은 만큼 세종이 맡은 일에 뜻이 있기도 했다. 통제를 벗어난 각성자는 게이트나 몬스터보다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으니까. 마스터 자리까지 떠맡게 된 건 바라지 않은 사항이었지만… 일단 맡았으니 열심히 하고 있다.

7. AI코마

현 관리국 국장과는 쌍방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태산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AI 코마 보급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일각에선 국장의 라인을 탄 게 아니냐던가 태산 그룹에서 크게 한몫 받아먹었을게 분명하다며 비아냥대지만,

각성자의 복지나 안전과 관련된 안건에는 일관되게 적극적이다.

8. 기타

일단 한번 시켜두면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 어쩌다 아래 직원 부탁으로 가입한 사내 조기축구 동아리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을 정도. 결원으로

자리가 남아 골키퍼를 맡았던 날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기 팀 골대에 공이 들어가지 않는 법칙을 적용해 반칙패 한 뒤로 연습경기 외 출전은 금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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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세종이 후원하는 국가기관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했으며 정식으로 게이트 출입이 허가된 20세에

그대로 세종에 몸담았다. 세종의 2대 길드 마스터가 은퇴한 이후엔 자연스럽게 길드 마스터 직을 물려받았다.

 

 묘하게 평범하고 흐린 인상 탓인지 고랭크 능력자가 국가기관에 소속되었다는 이례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화제가 되는 일은 드물다. 간혹 국가의 위신을 세웠다는 둥, 돈보다 명예를 좇는 신의의 아이콘쯤으로

이름이 거론되곤 하는 모양이지만 영양가는 없다.

[인사고과 평가서 - 강태규. 2053.05]

- '다소 욱하는 면이 있지만 문제행동으론 이어지지 않음, 이직 의사 없어보임...' 이후 '전직 경찰'이라는 단어에 형광펜이 칠해져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나 공무에 충실하고 별다른 문제 행동이 없는데다 이적의사가 없는 고랭크 각성자는 길드를 관리해야하는 입장에선 고마운 인재일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론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어 마주칠때마다 딴엔 살갑게(티가 나진 않는다) 말을 붙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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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강해랑. 2053.05] 

- '건물파손 1건. 기물 파손 3건. 타 길드 각성자와의 불화로 인한 충돌 2건'... 꾹 눌러쓴 듯한 문장 뒤로 '잠재력은 나쁘지 않음', '글씨를 깔끔하게 썼으면 좋겠음.' 같은 평가가 적혀있다.

 

이만한 사고를 치는 것도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도준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최대한 정제하여 작성한 평가서와 별개로 이 새파란 신입을 직접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강해랑이 고작 몇 개월 차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가히 신기록에 가깝다. 그러나 정작 할 수 있는 거라곤 어쩌다 마주칠 때마다 '요샌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꼰대 상사처럼 묻는게 전부로 상대의 대답이 의욕 넘칠수록 내심 불안함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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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구해준. 2053.05]

- 사무적이고 우수한 업무평가 끄트막에 '가능하다면 게이트 외 업무를 우선하여 파견할 것'이라는 문구가 자필로 기재되어 있다.

 

세종은 게이트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바쁘다는 말이 영 허언은 아닌지라 여러모로 적재적소에 활용할 일이 많은 인재라고 생각한다.

같은 나이에 비슷한 시기 길드에 가입한 만큼 마주칠 일이 잦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전무한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

다만 아직도 그가 게이트 출입을 어려워하던 시기에 대한 첫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듯, 별난 호칭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다가 뜬금없이 안부를 묻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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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도아영. 2053.05]

- 일 처리는 깔끔하나 돌발 상황이 잦음, 제약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전력. 그 뒤로 '정지화면', '종이컵', '불..' 같은

  맥락을 추측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낙서처럼 기재되어 있다.

 

아무리 봐도 그럴 의도는 없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돌발행동이 잦은 길드원으로 이름보단 그간 해온 행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도준에게 도아영의 인상은 '아 정지화면이다'에서 '종이컵 5만 개'로 바뀌었다가 이젠 '퇴근 도우미'즘까지 왔다.

입 밖에 꺼내진 않았지만, 슬슬 다음엔 무슨 일을 저지를지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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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박승준. 2053.05]

- 원만하고 끈기 있는 성격, 성실하여 맡은바 업무에 소홀함이 없음. 무난한 평가가 빼곡히 적힌 문서는 큰 고민 없이 흔쾌히 작성한 듯 깔끔한 상태다.

 

모름지기 비범한 것보단 평범한 것이 낫는 게 한도준의 지론이었다.

무난하다는 평은 적어도 어느 날 갑자기 건물을 무너트리지도, 과한 언사로 매스컴을 타지도, 허가 없이 게이트에 진입해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는 의미였으니까. 그 자리에 있던 몇몇만 아는 사실이지만 박승준의 이직 당시 최종 면접에서 최고점을 준 사람도 다름 아닌 한도준이었다.

여전히 개인적인 친분은 없으나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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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베르체노바 영. 2053.05]

- 감사합니다.

 

[명세표]

최신식 각성자 재활치료 기구

아무튼 비싼 장비

회식비

...

(생략)

한도준은 최근 세종을 운영한 뒤로 전례없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투자금이 충분하고 투자에 액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런 거였다니.

고작 태산 측 재난 복지재단 하나가 돌아선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든든하다면 대체 태산은 얼마나 대단한 금력을 쥐고 있다는 걸까.

이러니 스카우트 대상을 사사건건 빼앗기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각설하고 한도준에게서 베르체노바 영은 부 마스터의 실수로 굴러들어 왔던 복덩어리에서 귀빈쯤으로 격상된 지 오래다.

지금이라면 블랙이 아닌 글래시슨지 안경인지로 불러도 기껍게 들을 자신이 있다. (물론 빈말이다)

분명 처음 도장 찍을 때까진 안 그랬는데 요즘 들어 마주칠 때마다 묘하게 인자하고 푸근한 미소와 함께 베르체노바 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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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신해수 2053.05]

- 경험에 근거한 판단을 중시하는 자세로 주위에 귀감이 됨, 끈기 있고 침착하나 유사시 몸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음. 꼼꼼하게 기재된 내용 뒤로 날리듯 작성한 글귀가 남아있다. '신현철 의원의 손자?'

 

'신현철'은 한도준이 인생 살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시절(각성 직후) 자신을 가장 집요하게 물어 뜯었던 사람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아있다.

신해수의 가족관계는 알고 있지만 워낙에 오래된 일인지라 신해수에겐 별다른 유감이 없으며, 일부러 피해 다니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걸 오히려 불편해할 것 같다고 판단한 직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 중이다. 신해수의 입사 초엔 그의 가족 관계를 문제 삼는 의견이나 다른 의도로 세종에 입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전해 듣곤 했지만, 이젠 언제 그랬냐는 양 사그라든 걸 보며 그의 성실함을 짐작할 뿐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싫어할 이유는 없으니 나름의 호감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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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유운하 2053.05]

- 예의 바른 태도, 도덕적이고 규칙에 충실함. 끈기 있음.(밑줄이 쳐져 있다) 탐색에 적합한 이능을 가졌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한 감이 있음.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안전한 경로'를 찾는 능력이 유사 상황 생존율에 크게 기여함은 입 아프게 설명할 것도 없다.

때문에 낮은 랭크에도 불구하고 직접 눈여겨본 각성자 중 하나였으나... 어쩌다 아주 가끔 이유 없이 눈빛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다만 유운하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도준이 유운하를 처음 본 건 반년 전이 아닌 2년 전이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보이는 능력으로 붕괴한 건물에서 생존자를 구조하던 모습은 뇌리에 깊게 박히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현장 책임자로서 상황을 수습한 뒤엔 이미 엇갈린 뒤였다. 한번 찾아볼까 고민하다 쏟아지는 업무에 밀려 깜빡 잊었던 상대를 1년 반이나 지난 후에 같은 길드에서 발견했을 땐 내심 반갑기도 했으나 굳이 언급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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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이의선 2053.05]

- 한도준이 작성한 이의선의 평가란은 말끔하게 비어 있었다. 평가할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평가할 필요조차 없음이 이유다. 빠른 판단 능력과 감각적인 사고, 완벽하다시피 한 업무 처리까지.. 더 할 말이 있을까? 아마 이의선조차 없었다면 새벽을 지새우며 도심의 불빛을 응시하는 밤이 못해도 달에 하루는 더 있었으리라.

 

좋은 친구로 지내기에는 다소 불편한 면이 있다지만 이의선을 부하직원보단 인생 선배처럼 여기고 있기에 껄끄러움을 느끼는 일도 드물다.

오히려 장기간 쌓은 암묵적인 신뢰로 말미암아 편하게 대하는 상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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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평가서 - 함가온 2053.05]

- 성품이 부드러워 사내 평판이 우수한 편, 이 능의 결괏값에 각성자 본인이 개입할 수 없는 것으로 판명,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함. 건조한 평가 뒤로 긴가민가하게 흘려 쓴 문장이 덧붙어 있다. '사고뭉치?'

 

아마 본인에겐 제법 억울한 일이겠지만 함가온이 저지른 실수 중 '굵직한 사고'만 골라 귀에 들어온 상태로 그 중 하나는 직접 겪기도 했다.

그가 입사 1개월 만에 거하게 부숴 먹었던 벽 너머에 불행하게도 길드원 몇 명과 커피타임을 갖던 한도준이 있었던 것이다. 억장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벽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던가... 아직까진 개인적인 접점은 없는 탓에 강렬했던 몇 가지 사고와 행적만을 인상으로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운이 좋아서 건물을 부술 뻔할 수 있는 건지 미지수지만 그와는 별개로 함가온의 이능엔 제법 관심이 있다. 능력을 배로 늘려준다니 각성자라면 누구나 혹할만한 이야기 아닐까?

※NOTICE | 후관계는 [본인캐릭터 - 상대캐릭터 / 관계내용]의 양식에 맞춰 덧글로 등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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